韓國文學廣場:關於院子的小故事(中)—申京淑

文學,就是用語言塑造形象反映社會生活,又用極強烈的感染力影響社會生活。我們為具備一定閱讀基礎的童鞋準備的韓國文學名作大餐,希望大家提高閱讀的同時,感受這些文學作品中的優美文字感情和藝術表現手法。

韩国文学广场:关于院子的小故事(中)—申京淑

마당에 관한 짧은 얘기 — 신경숙

關於院子的小故事 — 申京淑

2

냉장고에서 흘러나오는 희미한 불빛 아래 흩어진 우유곽들도 가만히 자고 있었다. 발을 뻗어 냉장고 문을 닫고 몸을 일으키려니 무릎이 휘청했다. 사방은 어둠에 휩싸여 있었고 나는 잠시 그 어둠속에서 휘청이는 무릎을 싸안고 앉아 있었다.

伸腳推上冰箱門正要起身時,膝蓋直打著晃兒。四周被黑暗籠罩著,我在那黑暗中抱著打晃兒的膝蓋蹲了一會兒。

혼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잡초가 무성한 길 위에 나를 남겨놓고 가버렸다는 생각. 불을 켜고 손거울을 집어 얼굴을 들여다보니 눈꺼풀이 사라질 만큼 눈이 퉁퉁 부어 있었다.

突然發覺只有我一個人了。他把我留在雜草叢生的路上走掉了。打開燈,抓起小鏡子一照,才發現雙眼皮都快洗沒了似的,眼睛腫得鼓鼓的。

세면장으로 들어가 세수를 하려고 보니 내 얼굴이 세수대야만하게 느껴졌다. 우유 직매장에 전화를 걸어 우유배달을 중지시키고 그릇을 닦았다. 옷장 속에서 미처 동생이 가져가지 못한 동생의 옷가지들을 꺼내 빨아 널었다.

走進衛生間要洗臉時,感覺自己的臉像洗臉盆那麼大。給牛奶直銷店打了電話,取消了訂購的牛奶,然後洗涮了碗筷。從衣櫃裡取出妹妹還沒來得及拿走的衣服洗完掛到了晾衣架上。

세면대를 오래오래 비누칠해서 닦아내고신발장속의 흙들을 쓸어내었다. 손톱을 깎고 머리를 감았다. 그리고 책상에 앉아 쓰고 있던 단편소설을 이어 쓰기 시작했다.

在洗臉池裡塗上皂水後久久地擦拭,然後又把鞋櫃裡的土掃了出來。又剪了指甲洗了頭。然後坐在桌子上開始接著往下寫小說。

그애의 부재를 견디기 위한 글쓰기였다. 이제는 그 집으로 퇴근할 동생이 아닌데도 밤이 되면 내 습관이 그앨 기다렸다. 무심코 왜 이렇게 늦나 싶어 시계를 보았고, 또 무심코 식탁에 그애 몫의 수저를 내려놓았다.

寫作是為了忘掉那孩子的不在。現在妹妹已經不再下班後回到這個家裡,但是一到晚上,我還是習慣等著那孩子。無意中會覺得都這麼晚了,又看看錶,也會無意中在飯桌上擺好她那份匙箸。

글을 쓰고 있는 동안에도 그애가 언니, 하며 차가운 손을 내 목덜미 속으로 집어넣는 것 같아 고개를 젖히곤 했다. 그렇게 '모여 있는 불빛'을 반쯤 써나갔을 때 주인이 방문을 했다.

連寫東西的時候,也會覺得好像那孩子一邊叫著姐姐,一邊把她冰涼的小手塞進我的脖頸裡似的,常常不自覺地縮一下脖子。就這樣把《聚光》寫到差不多一半的時候,房東來訪了。

주인은 영화감독이었다. 그는 영화를 제작하기 위해 미국에 나가 있던 후배에게 그 아파트를 팔았는데 그 후배가 귀국한다고 했다. 그러니까 아파트를 비워달라는 얘기였다.

房東是位導演。他為了拍電影,把房子賣給了他在美國的學弟。而那個學弟就要回國了。也就是說要我把房子騰出來。

내게는 한달의 기한이 주어졌다.다음날로 이사할 곳을 알아보러 다녀야 했으나 나는 겨우 경비실로 내려가 그 아파트 내에서 새로 나온 것이 없는가만 물어 보았다. 비어 있는 곳이 없다고 했다.

他給了我一個月的期限。本應該第二天就去找搬家的地方,但是我只是到下樓的警衛室,問了問這片公寓小區裡還有沒有新騰出來的房子。他說沒有空下的房子了。

그 아파트는 독신자용으로 지어진 것이었다. 어느 독신자가 춥디추운 일월에 이사를 가겠는지. 머릿속이 잠시 복잡했지만 나는 도로 책상 앞으로 와서 '모여 있는 불빛'을 쓰는 일에 매달렸다.

這座樓房是給單身的人建的。有哪一個單身會在寒冷的一月份搬家呢。腦子裡暫時雜亂起來,但是我重新回到書桌上埋頭往下寫《聚光》。

그때의 그 습기가 무엇이었는지 나도 모르겠다. 깊은 또랑이 몸속에 들어앉은 것처럼 나는 습했다. 그 단편소설을 완성하는 일에 집착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난 그 습기에 매몰되어 또 한번 익사했을 것이다.

當時的那股溼氣我也不清楚是什麼。好像深深的水溝淌進我的體內一般感覺很潮溼。如果沒有專注於完成那篇小說的話,我可能會被那份溼氣所淹沒,再一次溺死過去。

허기 끝의 탐식처럼 눈을 부라리고 앉아 '모여 있는 불빛'을 완성했을 땐 이사 날짜가 겨우 일주일 남아 있었다. 그제서야 여기저기 복덕방엘 다녀봤으나 일주일 뒤에 내가 들어가 살 곳을 찾기란 어려웠다.

當我像久旱逢甘露一般,瞪著眼珠坐在那兒完成《聚光》的時候,離搬家的期限只剩一個星期了。我那時才到處去找房屋中介,可是很難找到一個星期後就能搬進去的房子。

그러다가 그 건물의 608호를 벼룩신문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언제든지 입주할 수 있다는 조건 때문에 나는 모르는 사람에게 전화를 걸었다.

那時通過信息黃頁《跳蚤市場》找到了這樓房的608號。僅僅因為隨時可以入住的條件,我給一個素不相識的人打了電話。

詞 匯 學 習

탐식:貪食 ,貪吃。

비만은 탐식이 주원인입니다.

肥胖的主要原因是貪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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