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國文學廣場:海與蝴蝶—金仁淑(上)

文學,就是用語言塑造形象反映社會生活,又用極強烈的感染力影響社會生活。我們為具備一定閱讀基礎的童鞋準備的韓國文學名作大餐,希望大家提高閱讀的同時,感受這些文學作品中的優美文字感情和藝術表現手法。

韩国文学广场:海与蝴蝶—金仁淑(上)

바다와 나비 — 김인숙

海與蝴蝶 — 金仁淑

한국으로 떠나게 되었다고, 인사를 하고 싶었다는 채금의 전화는 오후 한시쯤에 걸려왔다. 동네의 꽃가게에서 작은 화분을 하나 사가지고 막 들어왔을 때였다. 정오 무렵의 따가운 햇살 때문에 잰걸음으로 집안에 들어와 놓고도 막상 들어와서는 화분을 내려놓을 자리도 찾지 못하고 거실 한가운데에 우두커니 서 있던 중이었다.

下午一點左右,彩琴打來電話說她要去韓國,想跟我道別。那是我在附近的花店買了一盆小花剛回到家的時候。為了躲避晌午熱辣辣太陽匆匆跑回家,進了門也沒想好要把花盆放在哪兒,正呆立在客廳中央發愣的時候。

전 주인이 쓰던 짐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집은,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여전히 남의 집 같기만 했다. 열쇠를 따고 집 안으로 들어설 때마다 나는 매번 보이지 않는 무언가에 떠밀리는 것처럼, 앉을 자리도 서 있을 자리도 찾을 수가 없었다. 전 주인이 쓰던 전화기와 역시 전 주인이 쓰던 번호로 걸려오는 전화도 마찬가지였다.

前主人用過的東西原封不動地留在原處,所以住多久也總像住在別人家。每次用鑰匙打開門走進房間,都好像被某種看不見的東西推來搡去,站也不是,坐也不是。給前主人用過的電話機和同樣是前主人用過的電話號碼打過來的電話,也是如此。

허락도 없이 남의 전화를 받듯, 나는 매번 숨을 죽인 채 전화를 받았고, 저쪽에서 먼저 입을 열기 전에는 말하지 않았다. 대개의 전화는 곧 끊겼고, 그렇지 않은 전화도 내가 '여보세요' 말하면 약속한 듯이 침묵이 되었다가가 잠시 후 조용히 끊겼다.

就像未經同意擅自接聽別人電話一樣,我每次都摒住呼吸接電話,在對方說話前從不先開口。大多數電話都會馬上掛斷,電話沒掛掉時,只要我用韓語說:“喂——?”對方就會沉默片刻,然後悄悄掛斷。

하루에 몇 번씩이나 전화벨이 울렸지만 나를 찾는 전화는 기적처럼, 어쩌다가 한 번뿐이었다. 그런데도 채금의 전화가 걸려왔을 때, 나는 시계부터 바라보았다. 그건 이곳에 와서 생긴 이상한 습관중의 하나였다. 나는 매번 전화가 걸려오면 시간을 확인했으나 오후 한시에 걸려오는 전화든 새벽 한시에 걸려오는 전화든, 거의 어김없이 나하고는 아무 상관 없는 전화일 뿐이었다.

每天電話鈴聲都會響幾次,而找我的電話像奇蹟發生那樣少,偶爾才會有那麼一次。即便如此,彩琴打來電話的時候,我先抬頭看了看錶。這是我到這地方以後養成的怪習慣之一。雖然每次有電話打來,我都會確認一下時間,但是無論是下午一點打來的,還是半夜一點打來的,幾乎每次都是跟我無關的電話。

화분을거실한가운데에 내려놓고, 나는 가만히 수화기를 들었다. 저쪽에서 입을 열기 전에는 먼저 말하지 않을 것이다. 숨소리가 저 혼자서 알아서 낮아졌다. 나는 마치 한낮에 텅 빈 남의 집에 들어와 있는, 그러나 결코 안심하지 않는 도둑고양이 같았다.

我把花盆放在客廳中央,我悄悄拎起話筒。對方說話之前,我肯定不會先開口。呼吸很自覺地放低了聲音。我像一隻大白天闖到別人的空房子裡,卻怎麼也無法放心的賊貓。

"……여보세요?"

“……喂?”

詞 匯 學 習

거실:客廳 ,起居室 。

그 집의 거실에는 큰 소파가 놓여 있었다.

那家客廳裡擺著一套大沙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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